리 웨스트우드에 2타 뒤져 3위.."내년엔 한국 선수 우승 기대"

 "한국 선수들이 이 대회에서 꾸준히 5위 안에 들었는데 내년이나 그다음 해에는 한국 선수가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1일 경기도 이천의 블랙스톤 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발렌타인 챔피언십 골프대회에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박상현(28·앙드레김골프)은 18번 홀(파5)에서 이글을 뽑아내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해 단독 3위에 올랐다.

   우승을 차지한 세계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는 2타 차가 났다.

   2009년 SK텔레콤 오픈 우승자인 박상현은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 기분이 좋다. 후반에 퍼트가 잘되지 않아 아쉬웠지만 18번 홀 이글로 마무리를 잘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상현은 "18번 홀에서는 이글을 노리기보다 '버디만 잡자'는 생각으로 홀에 붙이려고 했다"며 "8ｍ 정도 거리라 퍼터를 사용해 홀에 붙이려 했는데 그것이 말도 안 되게 들어갔다"고 말했다.

   분홍색 모자와 바지로 멋을 낸 박상현은 한 외국 기자가 "바지 색깔이 화려하다. 행운의 바지가 될 것 같으냐"고 묻자 "그건 아니다. 앙드레김 골프가 메인 스폰서라 디자인 자체가 화려하고 엘레강스하다"고 답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박상현은 "최경주, 양용은 선배님 덕분에 국내 골프가 활성화되고 프로나 아마추어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면이 있다"며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항상 톱5 안에 들었기 때문에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한국 선수가 우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2008년 처음 열린 발렌타인 챔피언십에서는 앤서니 김이 5위를 차지했고, 2009년에는 강성훈이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했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노승열이 4위에 올랐다.

   8언더파 280타의 성적으로 공동 5위에 오른 홍순상(30·SK텔레콤)도 "바람이 없어도 어려운 코스인데 바람까지 불어 힘들었다. 다행히 운이 따랐고 감도 나쁘지 않아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17, 18번 홀에서 연속 버디 기회를 잡고도 살리지 못한 홍순상은 "'넣으면 우승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브레이크를 덜 봐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홍순상은 "유럽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이 역시 힘이 좋은 것 같다. 파워뿐만 아니라 쇼트 게임 능력도 뛰어나고 정신력 면에서도 앞서기 때문에 스코어를 많이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주 볼보 차이나 오픈에서는 컷 탈락했던 홍순상은 "이번 대회에서 컷 통과를 1차 목표로 잡았고 이후로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