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22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넵스 마스터피스 2010에서 프로 데뷔 5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한 함영애(23.세계투어)는 도와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가장 먼저 표현했다.

   특히 올 시즌 내내 자신의 캐디백을 멘 친언니 함영미(25)와 부모님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함영미는 2006년 KLPGA에 입회한 프로 골퍼이다. 3년 전에는 동생과 함께 투어에 뛰었지만 요즘은 강습을 주로 하면서 올해 동생의 모든 대회에 동행하고 있다.

   함영애는 "언니가 모든 홀마다 '오늘 운이 너한테 있다' '긍정의 힘을 믿어'라는 말을 계속 했다"면서 "저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5번홀에서 홀인원을 하고 나서 '마지막 날 홀인원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격려해줘서 자신을 믿고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파 퍼트를 성공하고 어머니 박향수 씨와 포옹하며 눈물을 터뜨린 함영애는 "부모님이 고생한 것이 떠올라 우승하는 순간 너무 기쁘고 가슴이 미어졌다"면서 "은혜를 갚은 것 같아서 감격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함영애는 마지막 4라운드에서 챔피언조로 경쟁했던 국내 여자골프 '1인자' 서희경(24.하이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함영애는 "고덕호 프로에게 배우면서 (희경) 언니와 훈련을 많이 했는데 언니는 저에게 항상 '배움의 존재'"라면서 "지난 겨울 하와이에서 전지훈련을 같이할 때도 언니를 보면서 '저렇게 하면 우승하는구나'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또 "오늘 후반에 긴장할 때쯤 언니가 계속 옆에서 잘하고 있다고, 스코어에 신경쓰지 말고 침착하라고 말해줬다"며 서희경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함영애는 "고덕호 프로와 (윤)채영이, (김)혜림이에게도 너무 고맙다"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우승의 공을 돌렸다.

   함영애는 5번홀 홀인원에 대해서는 "9번 아이언으로 쳤는데 '쨍그랑' 소리가 너무 크게 나서 튀어나갔을까봐 걱정했지만 바로 갤러리들이 환호하는 것을 듣고 홀인원인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16번홀(파4)에서 2.5ｍ짜리 파 퍼트를 하기 전 리더보드를 보고 다른 선수들 스코어를 다 알고 있어 긴장했다"면서 "성공하고서 우승을 예감했다"고 말했다.

   10살 때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해 2005년 프로에 데뷔한 함영애는 지난해 상금랭킹 59위로 올해 풀시드 획득에 실패해 시드전을 치러야 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함영애는 "올해도 만약에 시드전에 갈 정도로 저 자신에게 실망한다면 골프는 내 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많이 힘들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번 우승으로 함영애는 내년부터 3년간 풀시드권을 따냈고 올해 상금 랭킹도 57위에서 단숨에 12위(1억4천87만원)로 뛰어올랐다.

   데뷔 첫 우승으로 올해 여자프로골프 '춘추전국 시대'에 합류한 함영애는 "앞으로도 우승하면 좋겠지만 항상 내가 만족스러운 경기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당차게 말했다.